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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살아있다》 - 좀비, 코로나, 생존

by jjooluv 2025. 3.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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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살아있다 포스터

 

 

 

2020년 개봉한 한국 영화 ‘살아있다’는 좀비 아포칼립스를 배경으로 한 생존 스릴러입니다. 코로나19 초기 시기와 겹쳐 더욱 현실감 있게 다가왔던 이 작품은 유아인과 박신혜 주연으로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혼자 살아남아야 하는 고립된 상황 속에서 인물의 감정과 현실의 공포를 그려내며 관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살아있다’의 주요 특징을 ‘좀비’, ‘코로나’, ‘생존’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좀비

장르의 새로운 방향성

좀비 장르는 전통적으로 빠르고 잔인한 좀비, 몰려오는 군중, 무너지는 사회 시스템 등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살아있다’는 기존 좀비 영화의 클리셰를 벗어나 현대 도시의 개인 고립이라는 새로운 공포를 부각시켰습니다. 영화 속 좀비는 여전히 위협적이지만, 더 주목할 점은 주인공이 살아남기 위해 겪는 심리적 압박과 외로움입니다.

기존 한국 좀비 영화인 '부산행'이 집단의 이동과 탈출을 그렸다면, ‘살아있다’는 도심 속 한 개인의 고립된 생존에 집중합니다. SNS 생중계, 드론 활용, 무전기 소통 등 디지털 요소가 활용되면서 현대인의 생활 방식과도 맞닿아 있어 공감대를 자아냅니다. 특히 유아인의 연기는 혼자서 극을 끌고 나가는 데 큰 역할을 했으며, 폐쇄적인 공간 속 긴장감을 유지하는 연출이 돋보입니다.

또한, 좀비의 움직임이 빠르면서도 예측 불가능하게 표현되어 극적인 긴장감을 더합니다. 무작정 공격적인 존재가 아닌, 때때로 침묵 속에서 숨어 있는 공포로 작용해 심리적 공포감을 증폭시키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러한 접근은 단순한 액션보다 더 현실적인 두려움을 선사하며, ‘살아있다’만의 매력을 구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코로나

코로나19 시대와의 놀라운 공명

‘살아있다’가 개봉한 2020년은 코로나19 팬데믹이 전 세계적으로 시작되던 해였습니다. 이 시점에서 영화 속 고립, 생존, 비대면 소통의 테마는 관객들에게 실제 삶을 반영하는 듯한 몰입감을 선사했습니다. 주인공이 갑작스레 사회와 단절되어 집 안에 갇히고, 외부와 연결된 유일한 수단은 디지털 기기뿐이라는 설정은 당시 전 세계인의 현실과 겹쳐졌습니다.

"아직 살아있다"는 SNS 상태 메시지는 단순한 대사가 아니라, 고립 속 존재를 증명하고자 하는 인간의 본능을 드러냅니다. 이는 팬데믹 기간 동안 사회적 거리두기, 자가격리 등을 경험한 사람들에게 크게 와닿았습니다.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MZ세대뿐만 아니라, 모든 세대가 공감할 수 있었던 이 점은 ‘살아있다’를 단순한 장르 영화 이상으로 만들어 주었습니다.

또한, 감염에 대한 공포, 정부의 부재, 불확실한 상황 속 불안 등은 영화 속 배경과 현실 상황을 더욱 겹치게 만들었습니다. 사회적 공포가 개인의 내면으로 파고들면서 ‘살아있다’는 시대적 아이콘이 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단순한 좀비물이 아닌, 코로나 시대의 사회적 단절과 정신적 고립을 그려낸 작품으로 재조명할 만한 가치가 충분합니다.

 

생존 본능과 인간 관계의 회복

‘살아있다’의 가장 큰 핵심은 결국 생존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육체적 생존이 아닌, 정신적 생존이 더욱 중요하게 그려집니다. 주인공은 초반에 모든 의욕을 잃고 자살 직전까지 내몰리지만, 다른 생존자인 박신혜와의 연결을 통해 다시 살아갈 의지를 되찾습니다. 이는 인간 관계가 생존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입니다.

현대인은 수많은 사람들과 연결되어 있는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외로운 개인일 수 있습니다. ‘살아있다’는 그런 현대인의 단절된 삶을 극단적인 상황 속에서 투영함으로써 진짜 생존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무기 하나 없이 고층 아파트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살아남기 위한 두 사람의 협력은, 서로에 대한 믿음과 희망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특히, 영화 후반부의 구조 장면은 단순한 해피엔딩 그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혼자가 아니라 함께라면 살아갈 수 있다는 메시지는 팬데믹 이후 회복기를 맞이하던 사람들에게 따뜻한 위로로 다가옵니다. ‘살아있다’는 생존 영화이면서도, 궁극적으로 인간의 유대와 희망에 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20년 개봉작 ‘살아있다’는 단순한 좀비 영화가 아닙니다. 코로나19라는 현실과 맞물리며, 고립과 생존, 인간 관계의 의미를 새롭게 조명한 작품입니다. 사회적 단절이 일상이었던 시기를 지나온 지금, 다시 이 영화를 본다면 더 깊은 메시지를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한 번쯤 재관람하며, ‘우리는 지금도 살아있다’는 사실을 되새겨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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