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개봉한 영화 ‘65’는 ‘스타워즈’로 잘 알려진 배우 아담 드라이버가 주연을 맡은 SF 스릴러 영화입니다. SF 장르에 공룡이라는 고전적인 소재를 결합한 점에서 이색적인 시도를 보여주었고, 우주 비행사와 공룡의 생존 사투라는 설정으로 화제를 모았습니다. 짧은 러닝타임 속에 응축된 긴장감, 감정선 중심의 드라마, 그리고 시각적 완성도를 갖춘 공룡 CG까지, ‘65’는 흥미로운 평가가 엇갈리는 영화입니다. 본 글에서는 줄거리 소개부터 장르적 해석, 배우 평가, 관객 반응, 전반적인 평점까지 세부적으로 분석해 보겠습니다.
SF와 공룡의 결합
색다른 설정의 줄거리
영화 ‘65’의 가장 큰 특징은 기존 SF 영화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었던 ‘공룡’이라는 생물체와의 결합입니다. 영화의 시작은 미래의 어느 시점. 지구가 아닌 또 다른 행성에서 인간 문명이 존재하고 있으며, 그곳의 우주선 조종사인 밀스(아담 드라이버)는 가족의 치료비를 마련하기 위해 2년 간의 항해를 떠납니다. 그러나 항해 도중 소행성과의 충돌로 인해 우주선이 파괴되고, 그가 이끄는 함선은 6500만 년 전의 지구로 추락합니다.
그곳은 다름 아닌 중생대 백악기 후기로, 육상에는 거대한 포식 공룡들이 넘쳐나고, 날아다니는 익룡과 바다를 지배하는 거대 파충류까지 존재하는 위험한 환경입니다. 밀스는 자신 외에 유일하게 생존한 어린 승객 ‘코아’와 함께 구조 신호를 보내기 위해 추락 지점에서 수 킬로미터 떨어진 함선 잔해까지 생존 여정을 시작합니다.
줄거리는 단순한 듯 보이지만, 중간중간 등장하는 과거 회상 장면과 코아와의 감정 교류가 몰입도를 높여줍니다. 밀스는 지구를 모르고 있으며, 관객은 그가 추락한 장소가 지구라는 사실을 그보다 먼저 인지하게 되면서 극의 긴장감이 더욱 증폭됩니다. 그리고 결말부에서 6500만 년 전 공룡 멸종의 원인으로 알려진 거대한 소행성이 등장하며, 이 두 인물이 지구 생물들과 함께 사라질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이 극적으로 고조됩니다.
SF 공룡 스릴러
미장센과 장르 해석
영화 ‘65’는 여러 장르의 특징을 융합하여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겉으로는 SF이지만, 공룡이라는 원초적 공포 요소가 더해져 마치 ‘쥬라기 월드’와 ‘그래비티’의 분위기가 결합된 듯한 느낌을 줍니다. 전반적인 배경은 울창한 밀림, 습지, 산악 지형 등 자연환경으로 구성되어 있고, 여기에 고도로 발전된 우주 장비와 무기, 통신장비가 대비되며 시각적인 이질감을 형성합니다.
공룡 CG는 매우 섬세하게 제작되었으며, 극 중 등장하는 수많은 공룡 종류들이 사실적으로 묘사됩니다. 특히 긴박한 장면에서 등장하는 티라노사우루스류의 포식자나, 무리지어 공격하는 소형 육식공룡 등은 영화의 긴장감을 유지하는 핵심 역할을 합니다. 단순한 공룡 공포 요소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크기와 유형의 공룡을 등장시킴으로써 관객이 예측할 수 없는 위기 상황을 끊임없이 제공합니다.
또한 사운드 디자인도 인상적입니다. 숲속에서 들려오는 낮은 공룡의 울음소리, 나뭇가지가 부러지는 소리, 우주 장비의 기계음까지 정교하게 믹싱되어 관객의 몰입도를 높여줍니다. 스릴러로서의 연출도 뛰어난 편으로, 무언가 튀어나올 듯한 정적 장면, 좁은 동굴에서의 숨막히는 장면, 시간 제한이 있는 구조 임무 등 다양한 방식으로 관객을 긴장시키는 장치들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장르적으로 보면 SF, 스릴러, 생존, 드라마의 혼합 형태입니다. 이러한 복합 장르 영화는 종종 중구난방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하지만, ‘65’는 최소한 시도에 있어서만큼은 신선하고 과감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깊이 있는 메시지나 철학적 성찰은 부족한 편이라, 주제 의식에 무게를 둔 관객에게는 다소 심심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평점과 후기
아담 드라이버의 연기력에 대한 평가
‘65’는 개봉 직후 다양한 영화 플랫폼에서 중간 이하의 평점을 받았습니다. IMDb에서는 10점 만점에 5.5점, Rotten Tomatoes 비평가 지수는 30%대를 기록했으며, 관객 점수 역시 50% 중반에 머물렀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수치는 작품이 완전히 실패했다기보다는, 기대치와 실제 완성도 간의 괴리를 반영한 결과라 볼 수 있습니다.
스토리 구조는 단순하지만, 아담 드라이버의 연기력은 상당히 호평을 받았습니다. 극 중 대사량은 많지 않지만, 표정과 제스처, 침묵 속 감정선 전달이 매우 섬세하게 표현되었고, 특히 어린 아이 코아와의 비언어적 교류를 통해 부성애적 감정을 효과적으로 전달했습니다. 일부 관객은 ‘마치 아담 드라이버 혼자서 영화를 끌고 간다’는 평가를 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시청각적 완성도는 극장 관람에 적합한 수준입니다. 대형 스크린에서 느껴지는 압도적인 공룡의 움직임, 초근접 샷에서 전달되는 긴장감, 섬세한 카메라 워킹은 집에서 보는 것보다 극장에서 훨씬 큰 몰입을 유도합니다.
관객 후기를 종합해보면 다음과 같은 키워드가 자주 등장합니다: “설정은 좋으나 전개가 아쉽다”, “배우 연기는 훌륭하다”, “공룡 장면이 인상적이다”, “스토리 깊이는 부족하다”. 즉, 영화의 기본 콘셉트는 흥미롭지만, 서사적 구성이나 감정선이 좀 더 치밀하게 다듬어졌다면 높은 평가를 받았을 가능성이 큽니다.
결말부에서는 공룡 멸종의 기원을 영화적 상상력으로 해석한 장면이 인상적으로 다가옵니다. 밀스와 코아가 가까스로 구조되는 장면과 함께, 거대한 소행성이 지구에 충돌하는 장면은 과거와 미래, 인간과 자연의 비극적 교차점을 상징적으로 표현해주며, 영화에 철학적인 여운을 남깁니다.
결론
영화 ‘65’는 SF 장르에서 흔히 보기 어려운 공룡이라는 요소를 성공적으로 결합한 독특한 시도를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아담 드라이버의 집중력 있는 연기, 실감나는 공룡 CG, 그리고 우주 생존극의 틀 속에서 전개되는 감정선 중심의 스토리가 이 영화의 주요 매력입니다. 다만, 짧은 러닝타임과 다소 단순한 전개, 설명 부족의 아쉬움은 존재합니다. 하지만 색다른 SF 공룡 영화에 대한 호기심이 있다면 한 번쯤 관람할 가치는 충분합니다. 스릴 넘치는 생존 스토리를 좋아하신다면, ‘65’는 분명 흥미로운 선택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