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개봉한 영화 1917은 제1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전쟁의 비극과 인간의 용기를 사실적으로 그려낸 전쟁영화의 명작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특히 원테이크 촬영기법으로 유명해진 이 영화는 그 당시뿐 아니라 시간이 지난 지금도 많은 사람들의 찬사를 받고 있으며, 재관람하는 이들이 늘고 있습니다. 본 글에서는 영화 1917이 지금 다시 봐도 놀라운 이유를 ‘원테이크’, ‘전쟁사’, ‘명작의 조건’이라는 세 가지 관점에서 깊이 있게 분석해보겠습니다.
원테이크 촬영기법의 혁신성과 몰입감
1917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바로 ‘원테이크 기법’입니다. 영화는 두 병사의 임무 수행 과정을 거의 실시간에 가깝게 보여주기 위해 전편을 하나의 롱테이크처럼 연출했습니다. 이는 실제로 단 한 번의 촬영으로 완성된 것은 아니지만, 편집과 카메라 동선, 배우의 동작, 조명의 변화 등을 철저히 계산하여 ‘끊기지 않는 하나의 시선’처럼 보이게 만든 기술적 혁신입니다. 이러한 연출 방식은 관객이 영화 속 인물과 동일한 시간 속을 살아가고 있다는 감각을 주어 전례 없는 몰입감을 선사합니다.
관객은 인물이 뛸 때 함께 숨이 차고, 숨을 고를 때 함께 긴장을 완화하며, 예상치 못한 전개에서 순간의 놀라움을 동일하게 경험하게 됩니다. 이는 단순한 시청각적 재미를 넘어서 영화 속 세계에 감정적으로 ‘동화’되게 만드는 장치입니다. 샘 멘데스 감독과 촬영감독 로저 디킨스의 협업은 이 프로젝트를 영화사에 남을 도전으로 만들었으며, 1917은 이로 인해 아카데미 촬영상 등 수많은 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지금 다시 봐도 그 기술적 완성도는 감탄을 자아내며, 특히 4K나 대형 스크린, 고해상도 플랫폼에서 관람할수록 더욱 생생한 감각을 느낄 수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도 이 기법의 참신함과 표현력은 결코 퇴색되지 않으며, 여전히 혁신의 교과서로 남아 있습니다.
전쟁사의 디테일한 고증과 감정선
1917은 단순히 전쟁을 배경으로 삼은 액션영화가 아니라,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한 정교한 고증과 감정적 서사가 중심에 있는 영화입니다. 이야기의 기반이 된 설정은 감독 샘 멘데스의 할아버지로부터 들은 실제 경험담에서 출발했으며, 이는 영화 전반에 진정성을 부여합니다. 영화는 특정 국가의 승리나 영웅담을 부각하기보다는, 이름 없는 병사들이 겪는 참혹한 현실과 인간의 고뇌에 집중합니다.
특히 참호전, 잔해로 가득한 마을, 시체가 널려 있는 진흙밭 등은 제1차 세계대전의 비극적인 현장을 리얼하게 재현하며, 전쟁의 잔혹함과 허무함을 강하게 각인시킵니다. 이 영화는 전쟁의 스펙터클보다 병사들의 시선, 냄새, 고통, 두려움과 같은 ‘감각적 체험’을 중심에 둡니다. 전쟁에 대한 미화 없이 전장의 무의미함, 명령의 무게, 죽음의 일상성을 서서히 보여주며 관객으로 하여금 그 시대를 살아낸 사람들의 현실을 더 가까이 느끼게 합니다. 이러한 디테일은 단순히 영상미를 넘어서 교육적 가치까지 지니며, 청소년부터 역사 전공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청층에게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지금 다시 이 영화를 보게 되면, 단순한 스토리의 흐름보다는 배경 하나하나, 인물의 표정과 행동 하나하나에서 깊이 있는 감정선이 읽히게 됩니다. 시대가 변해도 인간의 고통, 생존의 의지, 희생에 대한 공감은 여전히 유효하며, 1917은 바로 그러한 보편적 정서를 가장 사실적으로 담아낸 작품 중 하나입니다.
명작이라 불리는 이유, 지금 다시 보는 가치
많은 영화들이 개봉 당시에는 주목받지만 시간이 지나며 대중의 기억 속에서 사라집니다. 그러나 1917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많은 사람들이 회자하고, 재관람을 통해 새로운 감동을 발견하는 '진짜 명작'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단순한 연출 기법이나 전쟁 배경 때문만은 아닙니다. 오히려 그 안에 담긴 이야기의 전개 방식, 인간의 심리에 대한 묘사, 그리고 각 장면의 정서적 울림이 시간이 지날수록 더 깊이 와닿기 때문입니다.
주인공 스코필드와 블레이크는 이름 없는 소년병일 뿐이지만, 그들의 여정은 인간 본성과 감정의 복합성을 담고 있습니다.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놓지 않는 태도, 죽음의 그림자 속에서 피어나는 우정과 연대는 이 영화가 단순한 전쟁영화를 넘어선 인간 드라마로 평가받는 이유입니다. 또한 영화가 끝나는 방식 역시 인상적입니다. 거대한 폭발이나 영웅적 승리가 아닌, 그저 나무 아래 앉아 숨을 고르는 소년의 모습은 관객에게 말할 수 없는 여운을 남깁니다.
1917은 이야기, 영상, 음악, 연기, 그리고 영화 전체가 말하는 메시지까지 모든 요소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이로 인해 한 편의 문학작품처럼 깊은 인상을 줍니다. 지금 다시 봐도 결코 지루하거나 구식으로 느껴지지 않고, 오히려 새롭게 느껴지는 장면과 감정이 더 많아지는 작품입니다. 명작이란 바로 이런 영화가 아닐까요?
결론
영화 1917은 그저 화려한 기술력이나 전쟁의 비주얼을 보여주기 위한 영화가 아닙니다. 오히려 깊은 감정선, 인간 본성에 대한 탐구, 그리고 전쟁이라는 극한 상황 속에서 피어나는 감정의 진실함을 조명한 예술적 작품입니다. 지금 이 영화를 다시 본다면, 이전보다 더 많은 의미와 감동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영화에 담긴 디테일과 서사, 그리고 감정의 잔상은 시간이 흘러도 결코 퇴색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1917은 명작입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오래 기억될 작품입니다.